우연히 발견한 Ally McBeal



이사를 하다보니, 타임캡슐을 여는 것처럼 생각지도 못한 물건을 찾아낼때가 있다.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이 Ally Mcbeal 이었다. 집안 가장 깊숙한 곳에 짱박혀 있는 이 녀석을 보다보니, 기쁜 마음에 시즌 하나를 모조리 다 보고 말았다. 한참 영어공부 하겠다며(라고 쓰고, 미드를 즐겼던) 반복해서 봤던 추억의 미드 인데, 역시 재미있다...
 그냥 주위에서 영어공부 한다던 친구가 보고 있는걸 보고, 한번 구입했다가, 한 개가 두 개가 되고,두 개가 세 개가 되어, 결국 전집을 소장하게된 드라마이다.

  뭐 혹시나 이걸로 영어공부 하겠다는 분이 계시다면, 뭐 그리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다.  법정 이야기를 살짝 앞세우며, 사랑 이야기(특히 첫사랑)를 하는 드라마 인데, 법정용어가 너무 난무하기 때문에 초반 진입이 어렵다.  

 하지만 역시 앨리 맥빌의 묘미는 여자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정말 신비 했다는 점과 드라마에서 에피소드마다 꼭 3~4개씩 나오는 OST 노래가 지금 들어도 정말 좋다. Ally Mcbeal에 삽입된 노래들만 따로 모아서 들은 경험이 오히려 영어공부에 더 도움이 되었었다. 잘 뒤져보면 Ally Mcbeal OST CD도 찾을 수 있겠지….. 정말  OST는 추억을 부르는 시간터널을 만들어 준다.

  여자 주인공은 해리슨 포드의 아내인 Calista Flockhart 가 분했는데, 그녀가 대사로 내뱉는 여자 심리는 그 당시 충격 그 자체 였다.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의 최상단 연애 먹이 사슬에 있는 금발의 미녀가,  전 남자친구, 첫 사랑을 만나기 전, 자신의 가슴이 조금 더 컸으면 하는 고민을 한다던지… (실지로 자신의 상상을 통해 가슴을 부풀리기도 한다. 하버드 법대 나온 금발의 미녀도 뭐 이성 앞에서는 뭐 별차이 없다. 여기서는 가끔 남자들의 고민과 비슷한 고민을 하기도 한다).
  
    혹은 자신과 같은 집을 쓰고 있는 다른 변호사와 성적인 욕구 불만을 이야기 하며, 남녀가 동등하게 사용하는 유니섹스 화장실에서 직장 동료와 사생활에 관련된 이야기를 자유롭게 이야기 한다. 물론 지금이야 남자든 여자든 혹은 다른 선택적인 성을 가지고 있던, 그냥 하나의 인간이라는 점에서 욕구가 비슷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지만, 이 미드가 한창 유행하고 있을 시기에 남중/남고/공대/군대를 거쳐 막 사회에 나온 남자가 보기에는 정말 딴 세상 이야기 같은 드라마 였다.
  
  하지만 지금 봐도 Ally McBeal의 대사들이 촌철살인과 같고, 들려주는 음악들이 아름다운 건, 그녀가 내뱉었던 대사들이 (우리 나라 드라마와 같은 재벌집 이야기가 아닌) 실제 우리네 삶에서 우러나온 경험의 말이기도 하고, 그녀가 부르는 그 슬픈 선율의 음악들이, 실제로 그녀가 (실지로는 작가이겠지만) 경험했던 눈물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아무리 만점을 받으며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항상 흰색과 검은색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때로는 회색인 세상을 맞으며 극복해야 하고, 만나는 인연을 통해 분홍색을 가진 사람을 만날때도, 혹은 Magenta를 가진 사람을 만나기도 해야 한다. 때로는 내가 인식할 수 없는 색깔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도 있다. 그러한 다양한 색들을 배워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 아닐까?” 라는 메시지를 받으며, 다시 한번 예전의 추억에 빠져 들었다.



Dear. Ally

How are you, nowa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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